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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예술가,리버형

가족과 함께하는 웹사이트 ‘무지개샐러드’ 의 디자이너

(활동명 뜻풀이 : 리버형의 본명은 형가람. / 가람은 ’강’, '호수'의 옛말이다.)

2023.02.28 - 2023.03.25 GALLERY SIL

여섯 살 무렵 엄마에게 뜨개질을 배운 뒤로 계속 무언가를 뜨고 있다.

 

아홉 살엔 홈스쿨링을 시작했고, 열아홉 살엔 덴마크 호이스콜레(Højskole)로 떠났다.

 

꽤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를 짧고 간단하게 적는 방법은 아직 터득 중이다.

긴 이야기들은 블로그에 종종 적고, 일상은 사진에 담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다.

못난이 감자와 울퉁불퉁 토마토를 애정하고,

실수로 모양이 우그러져 버린 내가 만든 유리 공예 작품을 좋아한다.

실수는 때로 더 창조적이고,

재미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하나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나의 것인, 진짜 기술.

시원섭섭하게도 실수는 하면 할수록 더 나은 것을 만든다.

이 투박함의 수량은 얼마 없기에, 최대한 잘 가지고 논다.

어렸을 때 처음 쓴 글씨와 그림체를 나중엔 따라 할 수도 없듯,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고 싶지 않아 지금의 불완전한 나를 즐기고,

그 후엔 조금 매끈해진 나를 즐기다,

빈틈이 생긴 나를 반기기로 했다.

<고된 날도 있겠지만, *쓴맛도 사는 맛인걸!>

(*채현국 선생님 말씀 차용)

<행복해지자 : let’s be happy>

당시 코로나가 덴마크에도 퍼지기 시작했고, 모든 덴마크 학생은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인터내셔널 학생들은 언제 다시 열릴지 모르는 그날을 기다리며 학교에 머물렀다. Art class를 사용할 수 있었던 난 그를 떠올리며 이 그림을 그렸다. 사실 그리던 당시 나도 큰 좌절감과 우울에 빠져있었는데, 나보다 그를 더 챙기고 싶은 만큼 더 소중했었나 보다.

너의 곁에 숨어있는

​작은 행복을 발견했으면 좋겠어.

2020년에 그린 그림 <Let’s be happy> 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덴마크 호이스콜레에 있던 시절,

누군가의 행복을 이렇게 간절하게 바랄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을 들게 한 사람이 있었다.

서로 좋아했음에도 그 마음이 더 깊게 이어질 수 없었던 이유는 행복이었다.

“I’m not a happy guy.”

나지막이 그의 입에서 나온 이 말은 오래도록 가슴에 뭉근히 남았다.

그 후로 나의 행복보다 남의 행복을 조금 더 빌었던 것 같다.

어느 날 문득, 행복을 읊조릴 수 있길.

소중한 쪽지를 지갑에 고이 넣어 다니듯,그를 위한 소망을 가슴에 넣어 다녔다.

2022년 12월, 코펜하겐.

2년 만에 만난 그의 집에 어쩌다 열흘 정도 머물게 되었다.

2년 전보다 더 재미난 대화를 나누었고, 조금 더 많이 웃었다.

같이 음식도 만들었는데, 특히 만두를 만든 날,

그는 "우리 코펜하겐에 만두 가게를 내야 할까?"

하며 퍽 진지하고 유쾌한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 떠나는 날,

일찍 출근해야 하는 그와 아침에 작별 인사를 하고

혼자 남은 나는 조용한 거실 식탁에 앉아

손바닥만 한 스케치북을 조심히 찢어 연필로 편지를 남겼다.

‘We can’t be happy all the time, but I hope many happy things happen to you.’

< 마음 라떼 컵 >

누군가의 소망이 담기는 누군가의 마음.

포근함이 시각적으로 보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했다.

(자신에게 보내는 소망일 수도 있다. 해석하기 나름.)

그리고 생각했다. 행복이 곁에 있을 때,

크든 작든 그걸 느낄 수 있는

건강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게 어쩌면

진정으로 그 사람의 행복을 비는 것이고,

앞으로의 삶을 응원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그래서 이번엔 행복을 빌지 않고 건강을 빌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모두가 건강한 사람이 되어 곁에 숨어있는

작은 행복을 잘 찾아냈으면 좋겠다.

평면이었던 말과 마음이 누군가에게 전해지고 나면

입체적으로 변화하는 걸 느낀 적이 있다.

그 순간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보고 싶었다.

평면인 주전자에서 내려오는 것도 마음,

입체적인 컵도 마음을 의미하지만,

또 다르게 해석하는 것도 언제든 환영이다.

컵과 주전자는 철사를 이용해 만들었고,

폭신한 입체를 표현하기 위해 컵 내부에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엄마의 목화솜을 사용했다.

<주전자>

건강하길 바란다는 마음 속에 담긴 많은 감정이 담긴 따뜻한 차. 특히 긍정과 소망, 그리고 다정한 위로와 사랑이 담겨 있는 걸 상상했다. (그리고 내 마음!)

WINDOW EXHIBITION

1-2

1-3

1-1

1-1 마음 라떼 컵  /  1-2 주전자  /  1-3 행복해지자 : let’s be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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