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 그리고 계절의 흐름을 알리며 주기적으로 다른 면면을 보여주는 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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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히 많은 얼굴을 가진 달은 빛이 드러나고 또 어둠 속으로 사라지기도 하는 시공의 흐름을 통하여 리드미컬하게 표정을 드러냅니다. 어두우면서도 밝은, 눈부시면서도 빛바랜 달의 뒷면은 비록 지구에선 곧이 보이진 않지만, 가늠할 수 없는 깊이를 가진 생명력을 발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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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입동과 소설의 절기를 지나며 “갤러리 실”에서 소네뜨와 조진현 두 작가의 협업 전 <Moonlight Chaconne,문라이트 샤콘느:달빛의 변주에 대하여>을 선보입니다. 이번 샤콘느는 달빛을 모티프로 한 빛과 어둠의 공존을 금속과 섬유로 풀어내는 섬세하고도 율동적인 흐름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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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가는 이번 협업전을 통해 이질적인 물성의 소재들을 하나로 묶고 여러 가지 기법을 다룬 다양한 텍스처의 조화를 보여줍니다. 차가운 금속의 섬세한 온화함, 그리고 따스한 실(섬유)의 거친 냉철함을 차곡차곡 채워, 모노톤의 웨어러블한 neckpiece와 비정형의 목걸이, 혹은 벽 장식과 오브제에 담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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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light Chaconne>에서 어둠은 멀리까지 빛을 보내기 위한 소중한 기다림의 시간이며, 어둠 속에서 점차 선명하게 빚어지는 달빛은 그 기다림을 고요히 이겨낸 풍요로움의 결정체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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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차오르고 이지러지는 달의 빛과 그림자를 형상화한 실험적인 작품들을 통하여 우리 삶의 내면에서 교차하는 감정의 공존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고요 속의 떨림과, 풍요 속의 절제, 이러한 감정의 공존에 대한 가치를 비정형의 변주로 담아내어 여러분께 선사합니다.